고향 당진에서 보낸 시간만큼 대전에 오래 머물렀다. 진도살이 5년을 청산하고 충남으로 돌아왔을 때, 계약 직전인 아산 아파트를 놔두고 내포로 오게 된 것도 익숙함 때문이었다. 대전의 둔산 같은 느낌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내포살이를 행복하게 해주었던 건 누가 뭐래도 텃밭정원 덕분이다. 시간은 열매를 맺는다. 허투루 쓴 것 같지만 노력이 되돌려주는 것들을 깨닫게 해준 텃밭 이야기.
# 봄
4월 첫날, 아주 작은 텃밭을 품다. 958명에게만 허락된 내포신도시 텃밭정원(주말농장) 발표가 나자마자 묶어둔 자전거 ‘그루’를 타고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우리 땅은 어디쯤일까. 5년 만에 두 바퀴에 내 몸을 의지하는 게 겁이 났다면 누군가는 웃겠지만, 임신 이후 한 번도 자전거를 타지 않았기에 페달을 밟는 나는 어색했다.
이사는 순조롭지 못했지만, 내포에 정착하듯 이 땅을 일구겠지. 어떤 씨앗을 뿌릴까, 무엇을 품고 얼마나 키워낼까. 266번 네모난 땅덩어리에서,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은 그곳에서 나는 미래를 꿈꾼다.


화마가 봄을 사로잡은 그해, 참담함으로 생과 사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고 그 경계는 모호한데 우린 또 생명을 품는다. 유독 추웠던 4월, 냉해 입을까봐 작물을 못 심고 한참을 기다렸다. 인근 지역장이 여러 개인데 장날을 못 맞추고 남편이 새벽시장에 가서 몇 가지 모종을 사왔다. 고추는 일반고추, 오이맛고추, 청양고추, 토마토, 방울토마토, 수박 하나, 호박 세 개, 상추 조금, 땅콩 많이. 땅콩은 의논도 안 했는데 갑자기 등장했다. 너무 욕심낼 필요도 없는데.
텃밭 가꾸는 모습이 저마다 개성 있다. 비닐 씌우기, 고랑모양, 작물선택부터 물주는 방식까지 다 다르다. 굉장히 섬세하게 도구를 만들어 쓰는 분도 계셔서 멀리서 보고 배운다. 그분들을 보니 참 대단하다. 참새가 방앗간 들르듯 퇴근길에 마주치는 얼굴들, 모두 정성으로 텃밭을 가꾸고 행복은 식탁으로 가져간다.
# 여름
일요일 아침 7시 30분, 일찍 일어난 꼬마들 덕분에 온 식구가 텃밭으로 출동. 새벽 6시 혼자만의 텃밭행과는 사뭇 다르다. 엄마가 18개월 아들 업고 6살 딸을 태워서 그루 타고 다니던 길을 처음으로 아빠의 자전거도 동행한다. 평소에 지나가는 사람들도 한 마디씩 보태는 우리 세 사람, 아빠 눈에도 그랬나보다. 우리 모양새가 신기했는지 찰칵찰칵. 비오기 전 아침바람을 가르는 상쾌한 달리기.


햇볕이 강렬할 때는 물줄 일이 걱정이고 연일 비가 내리니 물이 고일까 썩는 건 없나 걱정이다. 열음이 되어가는 여름! 도시농부의 첫 수확은 맛난 상추쌈, 새벽에 출근하기 전에 물주고 한낮에 뜨겁다고 물주고 우리 부부가 공들인 시간. 그네들의 화답은 푸르다. 온가족의 걸음이 알차다. 토마토는 열매를 맺고 고추와 오이는 키가 자랐다. 상추는 더 넓적해지고 수박은 가지를 뻗었다. 아이들은 싱그러움을 품는다.
몇 달 안 되었는데 그 작은 밭은 주위에 나누고도 남을 만큼 풍성해졌다. 잘나고 탐스러운 것들 사이에 벌레 먹은 거, 못 생긴 거, 색이 바란 거, 들쭉날쭉하다. 이 밭은 자기들끼리 소란스럽다. 땀을 나눈다. 어느새 우리 딸은 호박 나르는 소녀, 도깨비방망이처럼 뚝딱! 우리 아들도 텃밭 작물보다 더 싱싱하게 자라고 있었다.
장마철, 헝클어진 삶의 경계는 복구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홍수로 돼지가 떠다니던 때도 있었다는 걸 들어서 알고 있을 뿐 그 시대를 경험하지 않은 나를 비롯해 보통의 사람들은 여간해서는 평생 겪어보지 않을 재해로 삶의 터전이 망가져 버렸다.
해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이렇게 전국을 차례대로 할퀴고 간 적도 드물었다. 무너지고 휩쓸리고 끊어지고 넘치고 긁혀버린 국토 따라 집을 잃은 사람들, 망연자실이란 말을 이 멀리서도 통감한다. 그 절망감에도 그들이 다시 일어서도록 오려는 태풍은 제발 빗겨가길. 내포도 오전에 잠깐 해가 나는 듯했는데 하루 종일 비를 뿌리고 밤중엔 비를 쏟아 부었다.
장마, 그 이름의 위력을 실감한 2020년. 복구현장에 일손이 되지 못하는 나는 그저 내일 아침 이재민, 실종자 수가 더 늘지 않기를, 장마 뒤에 외 자라듯 회복되기만을 바랄 수밖에. 한동안 그해 여름은 태풍에 납작 엎드린 것들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중인지, 바람이 멈추질 않았다.
# 가을
김장에 보태려고 무와 배추를 심을 요량에, 아직 덜 여문 땅콩만 남겨두고 텃밭을 모두 정리했다. 장날 모종을 100개씩만 팔아서 하는 수 없이 사놓고는 고민하던 차에 건너편에서 고구마 캐시는 부부에게 남은 모종을 드렸더니 아이들 쪄주라고 또 고구마를 한 봉지 챙겨주셨다.
처음부터 남을 걸 예상해서 미리 여쭤보고 드리자고 하니 남편은 요즘 같은 세상에 그런 걸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고 뭐라 한다. 다행히 모종이 보통 얼마냐고 먼저 물어보셔서 기꺼이 나눔을 했다. 배려를 배려로 받아들이지 않을까봐 움츠러드는 마음도 어쩔 수 없지만 나눌 때 나는 좀 더 행복한 사람이다.


속이 덜 찼지만 욕심 부리지 않고 땅콩을 캤다. 무와 배추도 숨 쉴 틈을 주려고 군데군데 솎아냈다. 작은 텃밭은 월동준비로 푸르고 내 마음은 그 성장을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가을 하늘만큼 푸르다. 작물이 주는 기쁨, 눈치 보지 않고 제 모양대로 커간다. 사랑 주는 만큼 자라고 영글어간다.
무와 배추를 심고 비가 여러 번 내려 텃밭에 신경을 못 썼는데도 제 속도로 알맞게 자란 녀석들을 마주하는 기쁨에 모두가 춤을 춘다. 햇빛과 달빛과 물만 먹고도 자라는 식물들이 대견하기만 하다. 거름을 준 것도 아니고 비료 몇 알 뿌려둔 게 다인데 생명 품은 땅은 몇 배로 돌려주니 말이다.


‘가을가을’ 입속에 두고 오물거리다 어찌 소리 내어도 다 예쁜 봄여름가을겨울. 노랗게 빨갛게 물들어가는 가을길 만큼이나 거두고 또 다음을 기약해야 하는 가을같이 아름답다.
1년 중 4분의 3이 지나가고 들녘은 지난 결실로 분주하다. 나에게는 저울로 재듯 딱 내가 들인 노력만큼만 거두게 하시고, 들락날락 비바람은 주셨어도 이 가을 농부들에게 인색하지 않으시기를. 곳곳에서 고군분투해온 모든 분들이 조금 더 웃을 수 있도록 더 넉넉하게 들려주시길. 훈훈하게 가을걷이를 마치고 돌아오는 겨울 내내 움츠러들지 않도록 더 따뜻하게 손잡아주시길. 계절따라 숙성되는 생각들, 자연을 닮고 이어진다.
# 겨울
생각이 많아지는 새벽, 새들이 분주히 아침을 깨운다. 해야 할 일들이 늘어서서 기다리고 있는 하루, 그러나 여름의 아침만큼 쉽사리 몸을 일으키지 못한다.
비록 내 땅은 아니지만 내가 주인이 되어 찬바람 불기 전까지 열심히 드나들던 작은 텃밭. 다음 봄을 준비하며 겨우내 기다렸고, 이듬해에도 농부의 마음으로 기다림을 배우며 설레었다. 지금은 일에 매여 생각도 못하지만, 하원하는 아이들을 앞세우고 뒤세우며 때로는 업고 텃밭까지 나란히 걸어가던 시절. 아이들은 텃밭과 함께 예쁘게 자랐다. 사랑으로 키워내고 함께 나누며 풍족했던 날들, 자연이 가르쳐준 것들을 누릴 수 있게 해준 텃밭정원, 지금도 감사하고 행복한 내포살이를 추억해본다.
구나경
마음을 어루만지고 기록하는 자기돌봄 리더 GURU. 홍성군 내포신도시에서 ‘당신의 모든 것을 품다’를 모토로 ㈜자기돌봄연구소 아카이브 ‘품다’를 운영하고 있다. 타로점성학 기반 네이탈차트 별별 상담과 자기돌봄 글쓰기를 통해 나를 품도록 돕는다. 특히 자서전 출간을 통해 자기 역사를 기록하고 웰빙과 웰다잉의 시간을 선물하고 있다.
시리즈 소개
서울이 아니더라도, 지역에서도 얼마든지 자기계발에 도움이 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천안에서 무료 또는 저렴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정보를 천안 토박이인 필자가 친절하게 안내한다. 또한 로컬 디자이너들이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솔직하게 담았다.지역에서 디자이너로 살아가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이다.
고향 당진에서 보낸 시간만큼 대전에 오래 머물렀다. 진도살이 5년을 청산하고 충남으로 돌아왔을 때, 계약 직전인 아산 아파트를 놔두고 내포로 오게 된 것도 익숙함 때문이었다. 대전의 둔산 같은 느낌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내포살이를 행복하게 해주었던 건 누가 뭐래도 텃밭정원 덕분이다. 시간은 열매를 맺는다. 허투루 쓴 것 같지만 노력이 되돌려주는 것들을 깨닫게 해준 텃밭 이야기.
# 봄
4월 첫날, 아주 작은 텃밭을 품다. 958명에게만 허락된 내포신도시 텃밭정원(주말농장) 발표가 나자마자 묶어둔 자전거 ‘그루’를 타고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우리 땅은 어디쯤일까. 5년 만에 두 바퀴에 내 몸을 의지하는 게 겁이 났다면 누군가는 웃겠지만, 임신 이후 한 번도 자전거를 타지 않았기에 페달을 밟는 나는 어색했다.
이사는 순조롭지 못했지만, 내포에 정착하듯 이 땅을 일구겠지. 어떤 씨앗을 뿌릴까, 무엇을 품고 얼마나 키워낼까. 266번 네모난 땅덩어리에서,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은 그곳에서 나는 미래를 꿈꾼다.
화마가 봄을 사로잡은 그해, 참담함으로 생과 사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고 그 경계는 모호한데 우린 또 생명을 품는다. 유독 추웠던 4월, 냉해 입을까봐 작물을 못 심고 한참을 기다렸다. 인근 지역장이 여러 개인데 장날을 못 맞추고 남편이 새벽시장에 가서 몇 가지 모종을 사왔다. 고추는 일반고추, 오이맛고추, 청양고추, 토마토, 방울토마토, 수박 하나, 호박 세 개, 상추 조금, 땅콩 많이. 땅콩은 의논도 안 했는데 갑자기 등장했다. 너무 욕심낼 필요도 없는데.
텃밭 가꾸는 모습이 저마다 개성 있다. 비닐 씌우기, 고랑모양, 작물선택부터 물주는 방식까지 다 다르다. 굉장히 섬세하게 도구를 만들어 쓰는 분도 계셔서 멀리서 보고 배운다. 그분들을 보니 참 대단하다. 참새가 방앗간 들르듯 퇴근길에 마주치는 얼굴들, 모두 정성으로 텃밭을 가꾸고 행복은 식탁으로 가져간다.
# 여름
일요일 아침 7시 30분, 일찍 일어난 꼬마들 덕분에 온 식구가 텃밭으로 출동. 새벽 6시 혼자만의 텃밭행과는 사뭇 다르다. 엄마가 18개월 아들 업고 6살 딸을 태워서 그루 타고 다니던 길을 처음으로 아빠의 자전거도 동행한다. 평소에 지나가는 사람들도 한 마디씩 보태는 우리 세 사람, 아빠 눈에도 그랬나보다. 우리 모양새가 신기했는지 찰칵찰칵. 비오기 전 아침바람을 가르는 상쾌한 달리기.
햇볕이 강렬할 때는 물줄 일이 걱정이고 연일 비가 내리니 물이 고일까 썩는 건 없나 걱정이다. 열음이 되어가는 여름! 도시농부의 첫 수확은 맛난 상추쌈, 새벽에 출근하기 전에 물주고 한낮에 뜨겁다고 물주고 우리 부부가 공들인 시간. 그네들의 화답은 푸르다. 온가족의 걸음이 알차다. 토마토는 열매를 맺고 고추와 오이는 키가 자랐다. 상추는 더 넓적해지고 수박은 가지를 뻗었다. 아이들은 싱그러움을 품는다.
몇 달 안 되었는데 그 작은 밭은 주위에 나누고도 남을 만큼 풍성해졌다. 잘나고 탐스러운 것들 사이에 벌레 먹은 거, 못 생긴 거, 색이 바란 거, 들쭉날쭉하다. 이 밭은 자기들끼리 소란스럽다. 땀을 나눈다. 어느새 우리 딸은 호박 나르는 소녀, 도깨비방망이처럼 뚝딱! 우리 아들도 텃밭 작물보다 더 싱싱하게 자라고 있었다.
장마철, 헝클어진 삶의 경계는 복구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홍수로 돼지가 떠다니던 때도 있었다는 걸 들어서 알고 있을 뿐 그 시대를 경험하지 않은 나를 비롯해 보통의 사람들은 여간해서는 평생 겪어보지 않을 재해로 삶의 터전이 망가져 버렸다.
해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이렇게 전국을 차례대로 할퀴고 간 적도 드물었다. 무너지고 휩쓸리고 끊어지고 넘치고 긁혀버린 국토 따라 집을 잃은 사람들, 망연자실이란 말을 이 멀리서도 통감한다. 그 절망감에도 그들이 다시 일어서도록 오려는 태풍은 제발 빗겨가길. 내포도 오전에 잠깐 해가 나는 듯했는데 하루 종일 비를 뿌리고 밤중엔 비를 쏟아 부었다.
장마, 그 이름의 위력을 실감한 2020년. 복구현장에 일손이 되지 못하는 나는 그저 내일 아침 이재민, 실종자 수가 더 늘지 않기를, 장마 뒤에 외 자라듯 회복되기만을 바랄 수밖에. 한동안 그해 여름은 태풍에 납작 엎드린 것들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중인지, 바람이 멈추질 않았다.
# 가을
김장에 보태려고 무와 배추를 심을 요량에, 아직 덜 여문 땅콩만 남겨두고 텃밭을 모두 정리했다. 장날 모종을 100개씩만 팔아서 하는 수 없이 사놓고는 고민하던 차에 건너편에서 고구마 캐시는 부부에게 남은 모종을 드렸더니 아이들 쪄주라고 또 고구마를 한 봉지 챙겨주셨다.
처음부터 남을 걸 예상해서 미리 여쭤보고 드리자고 하니 남편은 요즘 같은 세상에 그런 걸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고 뭐라 한다. 다행히 모종이 보통 얼마냐고 먼저 물어보셔서 기꺼이 나눔을 했다. 배려를 배려로 받아들이지 않을까봐 움츠러드는 마음도 어쩔 수 없지만 나눌 때 나는 좀 더 행복한 사람이다.
속이 덜 찼지만 욕심 부리지 않고 땅콩을 캤다. 무와 배추도 숨 쉴 틈을 주려고 군데군데 솎아냈다. 작은 텃밭은 월동준비로 푸르고 내 마음은 그 성장을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가을 하늘만큼 푸르다. 작물이 주는 기쁨, 눈치 보지 않고 제 모양대로 커간다. 사랑 주는 만큼 자라고 영글어간다.
무와 배추를 심고 비가 여러 번 내려 텃밭에 신경을 못 썼는데도 제 속도로 알맞게 자란 녀석들을 마주하는 기쁨에 모두가 춤을 춘다. 햇빛과 달빛과 물만 먹고도 자라는 식물들이 대견하기만 하다. 거름을 준 것도 아니고 비료 몇 알 뿌려둔 게 다인데 생명 품은 땅은 몇 배로 돌려주니 말이다.
‘가을가을’ 입속에 두고 오물거리다 어찌 소리 내어도 다 예쁜 봄여름가을겨울. 노랗게 빨갛게 물들어가는 가을길 만큼이나 거두고 또 다음을 기약해야 하는 가을같이 아름답다.
1년 중 4분의 3이 지나가고 들녘은 지난 결실로 분주하다. 나에게는 저울로 재듯 딱 내가 들인 노력만큼만 거두게 하시고, 들락날락 비바람은 주셨어도 이 가을 농부들에게 인색하지 않으시기를. 곳곳에서 고군분투해온 모든 분들이 조금 더 웃을 수 있도록 더 넉넉하게 들려주시길. 훈훈하게 가을걷이를 마치고 돌아오는 겨울 내내 움츠러들지 않도록 더 따뜻하게 손잡아주시길. 계절따라 숙성되는 생각들, 자연을 닮고 이어진다.
# 겨울
생각이 많아지는 새벽, 새들이 분주히 아침을 깨운다. 해야 할 일들이 늘어서서 기다리고 있는 하루, 그러나 여름의 아침만큼 쉽사리 몸을 일으키지 못한다.
비록 내 땅은 아니지만 내가 주인이 되어 찬바람 불기 전까지 열심히 드나들던 작은 텃밭. 다음 봄을 준비하며 겨우내 기다렸고, 이듬해에도 농부의 마음으로 기다림을 배우며 설레었다. 지금은 일에 매여 생각도 못하지만, 하원하는 아이들을 앞세우고 뒤세우며 때로는 업고 텃밭까지 나란히 걸어가던 시절. 아이들은 텃밭과 함께 예쁘게 자랐다. 사랑으로 키워내고 함께 나누며 풍족했던 날들, 자연이 가르쳐준 것들을 누릴 수 있게 해준 텃밭정원, 지금도 감사하고 행복한 내포살이를 추억해본다.
구나경
마음을 어루만지고 기록하는 자기돌봄 리더 GURU. 홍성군 내포신도시에서 ‘당신의 모든 것을 품다’를 모토로 ㈜자기돌봄연구소 아카이브 ‘품다’를 운영하고 있다. 타로점성학 기반 네이탈차트 별별 상담과 자기돌봄 글쓰기를 통해 나를 품도록 돕는다. 특히 자서전 출간을 통해 자기 역사를 기록하고 웰빙과 웰다잉의 시간을 선물하고 있다.
시리즈 소개
서울이 아니더라도, 지역에서도 얼마든지 자기계발에 도움이 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천안에서 무료 또는 저렴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정보를 천안 토박이인 필자가 친절하게 안내한다. 또한 로컬 디자이너들이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솔직하게 담았다.지역에서 디자이너로 살아가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이다.